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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하나

고양이야, 길고양이야.

달이 밝네요, 오늘. 2018. 5. 4. 03:25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길고양이.

고양이.

그냥, 고양이인데, 길에 산다고 길고양이라 부른다.

참.. 힘든 삶이 함축 된, 길. 그리고 고양이.


고양이는 왜 고양이니.
왜, 그렇게, 힘들게만 살아가야 하는거니...


신이 있다면, 고양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세요.
왜 평생동안 발정하고, 임신하고, 출산해야 하나요.
평생, 한번도 발정하지 않고, 너 혼자만, 너만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어 고양이야.


고양이가 단순히 불쌍해서 밥을 주는 사람들이 많다.
길고양이 급식소도 생기고, 자발적으로 밥을 주고 CARE해주는 캣맘/캣대디/캣브라더/캣시스터들이 생기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 우리동네 고양이를 챙겨 주고 더 나은 여생을 살 수 있게끔 한다.
이 역시, 같은 마을 주민들의 성향과 사람들에 따라 달라지는 법.
누군가는 약을 탄 먹이를 먹어 고통스럽게 죽어간 고양이를 발견 할 수도 있을테니.
길고양이 급식소는 개뿔, 고양이가 그저 돌아가니는 그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도 있다.


쓰레기통 뒤져가며, 쓰레기를 먹어가며, 누군가의 토사물을 진수성찬인 듯 먹어가며
누군가를 피해 항상 불안해하며 길을 누비는 고양이들을,
쓰레기 하나 구하지 못 해 배고픔에 굶주려 아사하는 고양이들을,
발정에, 영역싸움에 늘 긴장하고 고통받는 고양이들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이들이 밥 한끼 배부르게 먹는게 뭐가 문제인가 싶지만

중요한 것은, 밥을 주고, TNR을 하고, 그 고양이의 평생을 책임 질 수 없다면

고정적으로 밥을 주지 마세요. 시작하지 마세요.

당신의 개인사정으로 여태껏 주던 밥을 주지 못하고, 돌봐주고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당신의 책임을, 고양이의 삶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마세요.



단순히 TNR만 하면, 그래서 임신과 출산과 발정과 영역싸움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물론 그러하지만,

TNR은, TNR 이후가 더 더욱 중요한데.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TNR 이후 TNR을 하지 않은 고양이에 밀려 밥을 먹으러 오지 못 할 수도 있다. TNR 이후 사라지는 많은 고양이들. 

무리에서 밀려날 수도 있고, 수술 부작용으로 죽을 수도 있다.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일도 있다.


영역에 밀리고 밀려도, 고정적인 밥자리가 있다면,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래서 평생, 남은 여생을 불안하지 않게 산다면 그것은 다행이다. 정말 다행인 일이다.


그리고, TNR의 효과와 고양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긍정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필요성과 긍정적 기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시작해놓고, 밥을 주고, 매번 밥자리로 와서 밥을 먹게끔 '길들여 놓고' 
갑자기 이사를 가야해서, 더 이상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되서 밥을 못 준다고, 자기 대신 밥을 줄 사람을 구하는 일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인터넷엔 이사로, 이직으로, 개인사정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단순히, 자신을 대신 할 사람을 찾는게, 이사 간 곳에서 매번 밥자리로 찾아와 밥을 주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데...
그걸 해결책이라고 제시하는 곳도 많은 것을 보고 정말, 놀랬다.
물론, 정말 평생을 책임지겠다고 시작 했지만 사람일이라는게... 한 치 앞도 모른다는게 함정.



처음은 단순히 측은지심이었겠지. 
그러다 좀 더 나은 고양이의 삶을 위해 개인적인 시간과 돈을 들여 돌봐줬을거야.


그들의 마음을, 정성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나는 절대 못할 어려운 선택을 하신거라 응원해드리고 싶다. 
여러 말 못할 서러움과 어려움을 겪으며 고양이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고생하시는 것을 누가 모를까...


내가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는 것이다.

당신이 떠난 이후, TNR이 된, 혹은 TNR되지 않은 고양이들은

어쩌라고. 


단순히 TNR만 시켜놓으면 모든게 끝인줄 알았겠지.
나 말고도 누군가가 밥을 주겠지.
길고양이니까 앞으로 사료를 안주더라도 알아서 길에 있는거 먹겠지.


시작하기전,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평생 책임 질 수 있을 때 그때 시작하세요.

생명을 책임진다는것, 단순히 말라 죽이는 화분과 달라요.



아...이 새벽에 갑자기 나는 왜...




차라리 지자체별로, 고양이들을 돌 볼수 있게,

우리 동네 동장이, 이장이 동네 길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면 좋겠다.  길고양이 협동조합같은거.

이장도 활동비 같은 것이 나온다면서요.


동네 주민이 혹은 담당자가 TNR을 신청하고, 밥을 주거나 보탬이 되고픈 사람은 길고양이 급식소에 사료를 기부하고.
내가 떠나더라도, 동네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거지. 우리동네 고양이로 공동육묘.
우리만 사는 세상 아니잖아요. 쓰레기 뜯고 개체수가 미친듯이 급증하는 것 보다 서로 같이 잘 살 수 있을텐데.
고양이 사료 기부할 사람, 밥자리 청소하고, 아픈 고양이 돌봐줄 사람 많을텐데.

섣부르게 밥주는 것 시작안하고, 고양이를 위해 움직일 사람들 참 많을텐데.


개인 사정으로 밥만 주다가, 혹은 TNR까지 시켜놓고 이사를 가야한다면 

남은 아이들은 어디서 밥을 먹나.


TNR과 고정적인 밥자리. 같이 생각해주세요.

TNR과 평생 돌봄, 같이 생각해주세요.






새벽이라 온갖 종류의 똥을 잔뜩 싸놓고. 나는 잔다.

오늘 하루도 행복해라 온 세상의 고양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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