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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를 보다가 아들부자vs딸부자 란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오~~ 저런 생활이구나, 그렇구나.' 라고 아무런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보다가
패널 중 한 명이 딸부자집은 대가 끊긴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


뭐?



그래요, 
저 과민반응 했어요. (궁서체예요.)


사석에서 자기의 성씨를 물려줘야 한다는 ㅋㅋㅋ귀여운 후배의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사석도 아니고, 방송인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물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잠시나 생각했다면, 자신의 말을 주워 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난 딸만 둘인 집의 장녀.
어릴 때 제사를 지내러 큰집에 가면 절을 못하게 했었고  (커가면서 가능하게 되었음)
할머니는 늘 우리 엄마에게 아들 하나 낳아야 한다며, 늦지 않았다며 
아들이 적고 딸이 많은 외갓집을 욕하며 너네 엄마 닮아 니가 딸만 낳았다며 그런 못된 말을 하시곤 했다.
아들만 여럿 낳은 할머니는 참 대단하시네요. 할머니도 여자면서.

꽤 어릴 때 들었던 것 같은데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것을 보면 어린 나에게 큰 충격이었나 보다.


아들 가지면 떳떳할까?
딸 가지면 죄인일까?


아기는 삼신 할머니가 점지해주시고, 황새가 물어오는데
성별은 누가 정해주나요?

태몽으로 아들, 딸 정해지나요?
배의 생김새로 달라지나요? 

엄마의 식습관이 정해주나요?
부모가 고기를 많이 먹고, 채소를 많이 먹는 것에 정해지나요?



저기요, 제 말을 들어보세요.

사람은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2개가 성염색체예요.
 

정자는 X와 Y라는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요. (xy)
난자는 X라는 염색체만 두개 가지고 있어요. (xx)

아기의 성별은 
정자의 염색체 중 어느것이 난자와 만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해요.
 

아, 오늘은 Y가 X랑 만났구나! 어랏 아들이네?
아, 오늘은 X가 X랑 만났구나! 어랏 딸이네?



아 놀라워라 인체의 신비.

물론 A라는 방법을 썼더니 딸이 생기고  B라는 방법을 썼더니 아들이 생겼더라, 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절대적인, 답이 있는 옳고 그른 방법이 아니잖아요.
오늘은 정자의 y만 활동한다! 라고 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일이고.


그저 우리 가족에게, 우리 부부에게 다가온 소중한 아기를 사랑으로 키우면 안되는 일인 것일까요?
꼭 대를 물려주기위해, 나의 성씨를 물려준기위해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아니잖아요.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늘 곁에 있어주는 든든한 삶의 조력자로서의 가족의 기능은 덜 중요한 것인가요?


지금은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인식이 바뀌어가는 과도기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딸의 성별 상관 없이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커가고, 크게끔 도와주는 것 인듯.


*
아아아아아 어릴때부터 구석에 숨어져 있던 자격지심이 티비보다가 튀어나와 열폭해버렸다ㅜㅜ
어릴 때 기억이 평생간다 평생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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